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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나는 꽤나 나이를 먹었지만 그 나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이 숫자가 억울하고 원통할 정도로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그래서 남의 나이인양 외면하고 모른 척하며 그냥 계속 젊은 척 살고 싶은 철없는 아줌마다. 그런데 어느새 3월이다. 또 한살 기어이 더 먹이겠다고 생일이라는 것이 꾸역꾸역 다가오고 있다. 나름 자상한,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특별히 지극정성이거나 아리땁진 않으나 그럭저럭 아직은 쓸만한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 직장에 충실히 다녀 이젠 안정된 자리에서 인정 받고 자리잡은 중년의 그냥 별로 나쁘지 않은 상태의 아줌마. 그러나 난 꽤나 많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은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잘못이 아.. 2021. 3. 5.
화요일의 슬픔 난 오늘 이상하게 별 것 아닌 일에 마음을 졸였고 걱정이 많았다. 마음이 불편했고 한편 찝찝했으며 또 이상하게 쓸쓸했다. 그냥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기분이 그랬다. 보고싶은 아빠 엄마도 생각 났고 매일 반복되는 아침 그리고 밤 툐요일을 기다리기엔 너무 멀었고 아직 한참을 힘차게 달려야 할 화요일이기에 그랬나. 날 애지중지 보살펴 주던 아빠 엄마는 저 멀리에 그리고 이젠 내가 보살펴야 할 것(?)들만 당연하게 내 옆에 포진하고 있지. 그땐 왜 몰랐을까. 대학 시절 아빠가 정해 놓은 통금시간이 세상 가장 큰 고역이었고 한국을 떠나기 전 엄마의 걱정과 눈물이 성가시게 느껴졌었다. 그땐 왜 못 느꼈을까. 지금 상상해본다. 나의 딸이 만약 대학 신입생인데 통금시간 9시를 못 지키고 안 들어온다면 그냥 걱정 없.. 2021. 3. 3.
운수 좋은 날 어젯밤 꿈에 어떤 건물에 들어가 조심스럽게 열어본 화장실 칸에 나방인지 날파리인지가 너무 많아 문을 확 닫아버렸다. 아 못가겠다 나 그냥 참아야 하나 이러면서 밤새도록 헤매고 다녔다. 너무 돌아다녀서 아침에 피곤했다. 잠들기 전 딸아이 미술숙제를 도와주고 각자 샤워 시원하게 하고 예쁘게 잠든 것 보고 난 마지막으로 미스트롯2를 시청하며 행복하게 잠들었는데 이게 뭔 꿈이야.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지만 불금의 보상이 기다리는 즐거운 금요일 아침 아들 딸 학교도 지각하지 않게 잘 보내고 나도 좀 이른 시간에 출근해 상쾌한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따라 더 향긋한 커피, 일도 순조롭고 참 행복한 아침 아 왜 이렇게 내가 기분이 좋지 모든 게 너무 완벽하다. 이렇게 감사의 마음이 충만한 채로 오전 업무를.. 2021. 2. 27.
아침에 찾아온 불길한 징조 어제는 월요일 오전 딸의 병원 약속과 오후 아들의 치과 약속이 겹쳐 하루 휴가의 자유(?)를 만끽하고 돌아와 오늘 아침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역시, 내 자리에 돌아온 익숙함 비록 지난 주 월요일 Family day 연휴때 처럼 겨우 3일을 비웠다가 다시 온 것 뿐인데 왠지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 반갑다. 일 중독인지 자리 중독인지 몰라 씁쓸했지만 뭐, 그냥 즐겨야지. 한참 밀린 이메일을 처리하며 커피를 한모금 마시는데 갑자기 왼손이 저리는 듯 하더니 어깨에 통증이 밀려왔다. 서서히 양쪽 어깨가 뻐근해지며 너무 아파왔다. 친한 후배가 룰루랄라 다가오며, 어? 어디 가셨지? 했다. 엎드려 어깨가 아프다고 했더니 헉 혹시 오십견? 했다. 떽~! 하며 웃었는데 갑자기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 2021. 2. 24.
루퍼스야, 맥스 몫까지 행복해야 해 2개월 아기 때 비행기 열시간을 타고 우리 곁에 온 루퍼스 어느덧 네살이 되었네. 언제 이렇게 컸지.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가족들을 반길 때 깡총깡총 애교스러운 모습은 너무나 귀엽고 따뜻한 밤 영화보는 식구들 옆에서 꼬박꼬박 조는 얼굴은 정말 사랑스럽지. 강가에 가서 천방지축 뛰어놀다 아빠의 '기다려' 소리에 군기 바짝 든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루퍼스를 바라보면서 아주 오래 전 아픔으로 가슴 한켠에 덮어둔 채 외면하고 싶은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맥스. 아기 맥스가 내게 왔을 때 난 고등학생이었고 학교와 학원 생활로 바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와 인사를 나누었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또 학교와 사교 생활로 바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와 인사를 나누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주말은 가족과.. 2021. 2. 22.
금요일 밤, 바람이 분다 엊그제 자정을 향해가던 시각 이틀 넘게 열어보지 못했던 블로그를 열었다. 잘 때가 가장 예쁜 아이들, 포근하게 개뻗은 우리 루퍼스 그리고 남편 나 빼고 모두 깊이 잠든 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혼자만의 시간. 반가운 댓글에 답을 달거나 새로 올라온 글들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오랜만에 어떤 분의 댓글을 따라 들어간 티친님의 글에 매료되었다. 그 분의 블로그는 내가 몇달 전 티스토리를 처음 시작할 때 전문 지식이나 요리 실력 등 유익한 정보를 소개하는 수많은 블로그들 속에서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내 마음을 자유롭게 써도 될까 망설여지던 내게 아, 나와 같은 감성을 가진 분들이 이렇게 좋은 글을 쓰고 있구나 나도 여기 머무르며 구경하며 공감하고 싶다 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 첫번째 블로그였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2021.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