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4

[Short Story #1] 그녀는 내게 즐기라고 말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금요일 오후 나는 불현듯 3주째 차 문옆에 넣어둔 채 전해주지 못한 작은 선물이 생각났다. 점심시간에 간단히 먹을 김밥을 주문해 놓고 차에 들러 작은 Saje 백에 담아놓은 아이크림과 우산을 집어들고, 그녀에게 향했다. 회사 앞 작은 산책로를 따라 약 1분을 걸으면 그녀의 작은 Printing Shop이 나온다.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터덜터덜 찾아갈 때면 언제나 별 유난스런 환영인사 없이 담담하게 웃는 얼굴로 따뜻하고 달콤한 커피를 내주는 그녀가 있다. H는 나보다 여섯살 많은 그러나 내 나이로 보이는 단아한 미모와 따스한 성품을 가진 언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회사 실장님과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굴지의 광고회사에서 탄탄대.. 2021. 10. 24.
엄마 어린 시절, 난 엄마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정말 평범하지 않은 엄마에 대한 첫 문장일 듯하지만 그냥 난 그랬다. 엄마가 안아준 기억이나 뭔가를 먹여준 기억, 씻겨준 기억조차 없으며 당연히 내가 지금 딸에게 하듯 예뻐 죽겠다는 포옹과 뽀뽀 세례 한번 받아본 기억이 없다. 엄마는 언제나 화려한 옷차림에 완벽한 화장을 하고 있었으며 항상 바빴다. 엄마는 나의 초등학교 시절 진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학교에 등장하곤 하는 육성회장이었으며 내가 맘에 들어하지 않는 내 짝을 바꾸기 위해 시골에서 서울 사립학교로 갓 부임한 순진한 담임 선생에게 돈봉투를 건네 모든 학생들의 자리를 바꾸도록 만든 엽기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던 그런 정말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엄마였다. 그런 일들이 거듭되자 모범생이었던 난 엇나가기 시작.. 2021. 6. 1.
사랑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오늘은 일요일 와~ 금요일이다 하며 신나했던 주말 저녁의 설레임이 엊그제 같은데 (엊그제 맞네 근데) 어느새 주말의 끝, 또 새로운 한주를 맞기 위해 빨래도 정리해서 넣어놓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해가며 분주한 저녁시간. 20년지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게 이번 주인데 딸 축구팀 가족중 한명이 확진 받아서 자가 격리중. 쌓아놓은 수다가 폭발할 지경이라 반가운 마음에 허겁지겁 서로 말폭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서로의 아이들 남편 강아지들 안부까지 챙기다 문득 딸과의 소중한 대화에 대해 얘기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까, 정말 신기하다. 너무 기특하고 예쁘다. 서로 얘기하다가 내가 나도 모르게 말했다. "내게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태어난다면 또 내 남편과 결혼하겠어.".. 2020. 11. 9.
그래도 계속 이만큼 사랑할게 아들. 안아주고 싶어도 키발 짚고 매달려야할 만큼 훌쩍 커버린 내 아들과 Robert Muncsh의 Forever Love You를 다시 읽었다. 엄마가 갓난 아기를 품에 안고 재우며 들려주는 노래 I will love you forever, I w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u'll be 잠시도 쉴틈 없이 엄마를 필요로 하던 어린 아기는 어느덧 자라 10대가 되고 동물원에 내다 팔고 싶을 정도로 말썽장이가 된 아들 그러나 밤이 되면 또다시 엄마는 잠든 아들을 안고 노래를 부른다. I will love you forever, I w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 2020.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