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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3

마음의 병 나는 꽤나 나이를 먹었지만 그 나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이 숫자가 억울하고 원통할 정도로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그래서 남의 나이인양 외면하고 모른 척하며 그냥 계속 젊은 척 살고 싶은 철없는 아줌마다. 그런데 어느새 3월이다. 또 한살 기어이 더 먹이겠다고 생일이라는 것이 꾸역꾸역 다가오고 있다. 나름 자상한,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특별히 지극정성이거나 아리땁진 않으나 그럭저럭 아직은 쓸만한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 직장에 충실히 다녀 이젠 안정된 자리에서 인정 받고 자리잡은 중년의 그냥 별로 나쁘지 않은 상태의 아줌마. 그러나 난 꽤나 많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은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잘못이 아.. 2021. 3. 5.
아들의 여자친구 그리고 나 열네살 우리 아들은 아기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온 마음을 빼앗은 존재다. 내게 '올가미'라는 별명을 안겨줄 정도로 아들을 보는 눈엔 하트와 꿀이 뚝뚝 떨어지고 좀 큰 뒤에는 동생 씻기느라 바쁜 엄마 때문에 언제부턴가 혼자 샤워하게 했던 게 문득 문득 미안해 지금도 등 밀어줄게 하며 따라다닌다. 언젠가 그 떄 얘기를 한 적 있다. 아들아, 엄마가 옛날에 네가 씻겨 달라고 했는데 엄마 지금 동생 씻기느라 바쁘니까 혼자 씻을래? 했더니 그날따라 기분이 그랬는지 네가 오늘은 엄마가 씻겨줘 하고 고집을 피우더라. 그런데 엄만 네가 원래 착한 앤데 왜 저러나 싶어 아 그냥 씻고 와 엄마 지금 바빠. 그랬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봤더니 그 이후로 네가 혼자 씻는 건가? 그런 생각에 마음이 아파. 너무 미안해... 이.. 2021. 2. 16.
우울한 하루를 견디며 나는 내 자신이 대체로 아주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충동적이며 화가 나면 잘 참지 못한다. 원만한 대인 관계를 지향하며 나름 유쾌한 사람이라 믿지만 어떤 상황에 놓이거나 대화를 나누다가 내 판단에 부당하거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생각하면 끝까지 따져 시비를 가려야 한다. 아주 가끔, 오늘은 여기까지 하며 참고 돌아서면 두고두고 답답하고 억울해 병이 날 지경이다. 이 더러운 성질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출몰한다. 나로선 호소 내지 설명이라고 정당화하지만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것 같다. 실수를 하고나면 그 일에 대한 자책을 심하게 한다. 1년 전, 난생 처음 접촉 사고를 낸 적 있다. 10년 넘게 다니던 길에서 정말 어이없게 실수를 저질렀다. 공교롭게도 한국인이었다. 아기를 태우.. 2020.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