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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험생이 되어버린 너에게 조금은 유별난 그리고 까칠한 사람에 속하는 내가 오랫동안 동경했었고 존경해 온 분이 있다. 바로 우리 큰 시누이, 그냥 큰언니라 부르지만 암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우리 남편이 막내 동생인지라 20여년 전 처음 인사 드릴 때부터 나를 특별히 아껴주시고 예뻐해 주셨던 언니다. 첫인상은 어릴 때 우리 남편 친구들이 모두다 짝사랑에 빠졌다는 소문만큼이나 너무나도 곱고 단아했으며 오랜 유럽 유학 생활 때문이었을까, 이국적인 고상함에 때로 허당끼 있고 순수한 유머와 웃음까지.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사람 '아름다운 지성미를 갖췄는데, 게다가 편안한 사람' 그 자체였다. 급히 수술 받을 일이 있어 오랜만에 혼자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시어머니 호출에 시댁에 간 나를 지금 이 몸에 편히 쉬.. 2020. 12. 28.
쓰디 썼던 하루... 그러나 이겨낸 뒤 마시는 맥주는 달다 아침 7시 카톡이 울렸다. 후배가 의논할 게 있다고 했다. 뭐지? 열어보니 "어젯밤부터 기침을 좀 하는데 오늘 출근 해야 할까요?" 아... 이 무슨 애매모호한 상황이란 말인가. 기침을 차라리 죽도록 많이한다고 하든가 별로 심하지 않으면 그냥 일단 출근을 하든가 알아서 했으면 좋으련만 힘없고 정의감만 넘치는 날 건드리면 난 또 그분과 오늘 싸워야 하나. 딸래미 도시락을 싸며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카톡을 시원하게 날렸다. 내 맘이다. "오늘 재택 근무 하시게" 그리고 출근해서 최대한 공손히 문 두드리고 들어가 "기침이 너무 심해서... 지금 이런 상황에선 혹시 모를 위험이 있고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줄까 우려되어 불가피하게 재택을 하도록 권했습니다" 보고했다. 내가 그 전날 해 놓은 업무처리가 맘에 드.. 2020.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