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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3

마음의 병 나는 꽤나 나이를 먹었지만 그 나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이 숫자가 억울하고 원통할 정도로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그래서 남의 나이인양 외면하고 모른 척하며 그냥 계속 젊은 척 살고 싶은 철없는 아줌마다. 그런데 어느새 3월이다. 또 한살 기어이 더 먹이겠다고 생일이라는 것이 꾸역꾸역 다가오고 있다. 나름 자상한,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특별히 지극정성이거나 아리땁진 않으나 그럭저럭 아직은 쓸만한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 직장에 충실히 다녀 이젠 안정된 자리에서 인정 받고 자리잡은 중년의 그냥 별로 나쁘지 않은 상태의 아줌마. 그러나 난 꽤나 많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은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잘못이 아.. 2021. 3. 5.
Total gym으로 '몸짱 되기' 도전해 볼까 남편이 지난 주 Costco에서 발견하고 눈독 들이기 시작한 Total gym Xtreme. 그 회사 영업사원이신 듯 다양한 기능과 홈 트레이닝의 절실함을 피력하며 그리고 나이 더 들기 전에 우리 다시 옛날처럼 탄탄한 몸을 한번 다시 만들어보자며 구매 욕구를 전염시키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 왔다. 난 듣기엔 그럴듯 하나 집에 들여놓고 사용하지 않는 또다른 골치덩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이 커다란 기구가 자리잡을 공간도, 게다가 가격도 만만치 않음을 핑계삼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구입을 해버리고 말았다. 웹사이트에서 가격이 점점 더 오르고 있다며, Costco의 좋은 물건은 없어지기 전에 사야한다며 남아있나 가보자는 말에 그래~ 하고 갔다가 딱 5개 남아있는 걸 보고 에잇, 그.. 2020. 12. 3.
새로운 시작 무작정 누구나 그렇듯, 내게도 미래라는 시간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짐작조차 못한 채 어떤 큰 결정을 해야 했던 혹은 무심코 선택했던 길들이 그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무작정 날 이끌었던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유년시절, 나는 어떤 아이였던가. 어둑해진 골목길에서 놀다 문득 가슴이 서늘해져 들어와서는 괜시리 유리탁자 위를 뛰어보고 싶어 펄쩍, 뛰었다. 깨진 원형 유리가 조각이 되어 발목으로 발등으로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번지는 빨간 점들의 문양을 보며 당황했으나 울지 않았다. 의연하려 애를 썼었던 기억. 담담한 사람이고 싶었나. 여고시절 친구 생일이라는 식상하지만 안전한 연기로 주말 외출을 허락받고 난 그저 하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해낸다는 묘한 쾌감으로 별 관심도 없던 아이와 '공포의 외인 구단'을 봤다.. 2020.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