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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시절3

소녀시절의 나를 그리며 방금 난 그저 글을 쓰고 있었을 뿐이었다. 요즘 날 사로잡은 새로운 화장품에 대해 뭐 다른 카테고리를 써보고 싶기도 해서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그냥 그런 글을 담백하게 써내려가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나의 감성 행복 부스터인 맥주 한잔과 함께였다. 그런데 음악듣기 선택을 잘못한 거였다. 80, 90 발라드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가 흘러나왔다. 아주 오래 전, 어린 소녀시절 화실 선생님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결혼과 이직으로 떠나간 선생님을 슬프게 기억하며 밤늦도록 이 노래를 들으며 몽글몽글 우울했던 감정이 노랫속의 슬픈 풀벌레 소리와 함께 고스란히 다시 전해젔다. 갑자기 울컥 목이 메어와 가슴이 멍해졌다. 머릿속이 아닌 가슴이 멍청하게 아려왔다. 그 시절의 난 참 지금처.. 2022. 1. 8.
오늘밤 명언 한마디 #2 저는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누가 그 미래를 결정하는지는 압니다. 오프라 윈프리 내가 지금 이런 모습일지 꿈에도 몰랐을 나의 어린 시절. 나의 여고시절, 친구들과 한껏 멋을 낸 옷차림으로 만나 피카데리였던가 암튼 시청 근처 어느 극장에서 봤던 영화, Back to the Future에서 처럼 그때의 내가 시간 여행을 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딱히 절망적으로 실망스럽진 않을테지만 그렇다고 박수를 쳐줄 만큼 만족스런, 꿈꾸던 중년의 모습은 아니리라. 나의 지금 모습은 과거의 내가 결정했다. 여고시절이든, 대학생 시절이든, 불과 몇년 전이든. 알고 있었는데 분명 당연히 그랬을 거라 알고는 있었는데 유달리 혹독한 어린시절을 보내고도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한 그녀의 말을 들으니 마음에 와 닿고 다시 생각하.. 2020. 12. 9.
새로운 시작 무작정 누구나 그렇듯, 내게도 미래라는 시간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짐작조차 못한 채 어떤 큰 결정을 해야 했던 혹은 무심코 선택했던 길들이 그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무작정 날 이끌었던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유년시절, 나는 어떤 아이였던가. 어둑해진 골목길에서 놀다 문득 가슴이 서늘해져 들어와서는 괜시리 유리탁자 위를 뛰어보고 싶어 펄쩍, 뛰었다. 깨진 원형 유리가 조각이 되어 발목으로 발등으로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번지는 빨간 점들의 문양을 보며 당황했으나 울지 않았다. 의연하려 애를 썼었던 기억. 담담한 사람이고 싶었나. 여고시절 친구 생일이라는 식상하지만 안전한 연기로 주말 외출을 허락받고 난 그저 하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해낸다는 묘한 쾌감으로 별 관심도 없던 아이와 '공포의 외인 구단'을 봤다.. 2020.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