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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3

[Short Story #1] 그녀는 내게 즐기라고 말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금요일 오후 나는 불현듯 3주째 차 문옆에 넣어둔 채 전해주지 못한 작은 선물이 생각났다. 점심시간에 간단히 먹을 김밥을 주문해 놓고 차에 들러 작은 Saje 백에 담아놓은 아이크림과 우산을 집어들고, 그녀에게 향했다. 회사 앞 작은 산책로를 따라 약 1분을 걸으면 그녀의 작은 Printing Shop이 나온다.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터덜터덜 찾아갈 때면 언제나 별 유난스런 환영인사 없이 담담하게 웃는 얼굴로 따뜻하고 달콤한 커피를 내주는 그녀가 있다. H는 나보다 여섯살 많은 그러나 내 나이로 보이는 단아한 미모와 따스한 성품을 가진 언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회사 실장님과의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굴지의 광고회사에서 탄탄대.. 2021. 10. 24.
다 커버린 아기들... 난 언제 크려나 루퍼스는 산책 후 발을 닦고 간식을 먹은 뒤 거실에 올라와 자기 자리에 일단 앉고 나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어제 새로 사준 포근한 갈색 매트를 맘에 들어할까. 올라오자마자 자기 자리로 가더니 매트를 바라본다. 앗 매트가 바뀌었네 하고 1초쯤 생각하는 듯 하더니 방향을 이리 바꿨다가 저리 바꿨다가 한번씩 해본뒤 편안히 자리를 잡았다. 좋아 보인다. 흐믓. 그리고 움직이는 가족들을 고개 쓱 들어 바라보고 아이들이 다가오면 누워서 애교 좀 떨어주더니 그자리에서 꼬박꼬박 졸고 있다. 부엌에 서서 컵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저 쪽에서 고개를 빠꼼히 내놓고 날 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뭐 하는지 궁금해? 어릴 때 그렇게 사고를 치더니 이제 어엿한 네살이라 그렇게 점잖게 앉아 있는거야. 5개월 되었을 때 하루는 자고 일.. 2021. 1. 26.
너무 커버린 너 오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토요일 늦잠에 늦은 아침을 먹고 게으름을 만끽하다... 아들의 골프 레슨이 있었고 바로 뒤 행선지는 치과. 우리 아들이 너무나 오랜만에 치과 검진을 가는 날이었다. Little Smiles Dental,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제는 열 네살이 된 우리 아들이 여덟살 때부터 다녔던 소아 전용 치과. 교정 치과와 같은 장소인지라 혼동했었는지 자주, 제대로 데려온 줄 알았는데... 지난 겨울 농구팀 때문에 바빠 6개월마다 오는 검진을 한번 취소했을 뿐인데 1년 반 넘게 못 데려온 꼴이 되었다. 다행히 충치도 없고 관리도 잘 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 아들을 어릴 때 부터 보아온 선생님과 간호사 분들이 너무 깜짝 놀랐다. 갑자기 너무 커버린 우리 아들. 이제 키가 너무 커져 소아 전용 의자.. 2020.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