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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2

Rufus와 즐기는 나른한 오후 우리 Rufus와 나, 둘만의 오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잔잔하게 들으며 밀린 집안일을 후다닥 해치운 만족감에 잠시 Rufus 앞에 앉았다. 서머타임 해제로 아직 5시인데 밖은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할로윈의 남은 잔재가... 창밖 발코니 사이로 맞은편 집 나무 아래 걸린 귀신 인형이 흔들리네. 좀 치우세요 이제... 잠시 무서웠잖아요... 가로등 불빛 아래 낙엽들도 우수수 떨어지고... 밖은 꽤 추워졌다. 난 이 스산한 가을 저녁, 뒹굴기의 따스함을 만끽하고 싶어 담요를 가져다 소파에 앉았다. Rufus가 바라보는데 눈이 너무 예뻐서 뭐라도 주고 싶네. 원래 아무때나 무상으로(?) 막 주면 안된다고 아빠는 말했지만 엄마는 그냥, 그렇게 예쁘게 쳐다만 봐도 줘... 쉬운 사람이면 어떠니 넌데..... 2020. 11. 3.
8월의 마지막 밤이 가고 있다 제법 밤공기가 쌀쌀해지고 있다. 2020년을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의 함성과 알록달록 폭죽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8월이 다 가고 있다. 그날의 'Happy New Year' 환호성과 감격에 찬 포옹을 함께 나누었던 우리들은 이렇게 어이없이 찾아올 재앙을 알기나 했을까. 이곳 밴쿠버에서는 3월 18일 비상 사태 선포를 한 다음에야 조금씩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고 마스크를 쓴 사람과 안 쓴 사람, 백인과 유색인종 특히 그 중에서도 아시아인들, 서로를 경계와 원망의 눈초리로 조금씩 피해 다니는 그림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밴쿠버엔 좀처럼 없었던 인종 혐오 범죄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아시안들은 버스 안에서 혹은 길 가다가 이유없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중국인 부부는 마스크를 사재기해 폭리를.. 2020.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