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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2

느낄 수 있는 삶에 감사하다 지난 일요일 늦은 오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걷다 무심코 이 사진 한 장을 찍었었지. 늦가을 비가 밤새도록 쏟아진 뒤 겨울 못지않게 청량하고 쌀쌀해진 바람을 찬 얼굴에 느끼며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인 알록달록 낙엽들을 밟으며 호오 호오 입김을 불어가며 걷고 있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Kissing You'가 흘러 나왔고 방금 마신 Pale Ale의 맛이 아주 촉촉히 젖어 있을 무렵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냥 해가 지려고 하는 그런 매일 보는 하늘이었는데 그 순간 난 내 삶에 감사했다. 이 시간에 홀로 낙엽을 밟으며 길을 걷고 있으나 쓸쓸하지 않고 20년 전 추억속의 그 영화 음악을 들으며 매일 보던 그 하늘을 바라보며 불현듯 내 삶에 감사.. 2020. 11. 18.
비오는 가을밤 Grouse Mountain의 추억을 떠올리다 2020년이 황망하게, 정신없이 지나간다 싶더니 이제 두달도 채 남지 않았다. 11월의 쌀쌀한 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비오는 밴쿠버 - 레인쿠버'에 접어들었나보다. Happy New Year~ 호기롭게 외치며 폭죽 아래 환호했던 새해 첫날 우린 이런 2020년을 상상이나 했을까. 2월에 들리기 시작한 드라마같은 뉴스는 3월부터 현실이 되어 여름에 끝나려나 가을에 나아지려나 하다가 이제 2차 확산세가 맹렬하게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총 균 쇠'를 쓴 다이아몬드의 말이었던가, "이제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그저 지금까지처럼 시대의 한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살의를 느낄 때 참아야 하는 것처럼, 마스크를 벗고 싶어도 참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아, 난 넷플릭스 명작 '킹.. 2020.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