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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in 밴쿠버

느낄 수 있는 삶에 감사하다

by cheersj 2020. 11. 18.

 

지난 일요일 늦은 오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걷다

무심코 이 사진 한 장을 찍었었지. 

 

늦가을 비가 밤새도록 쏟아진 뒤

겨울 못지않게 청량하고 쌀쌀해진 바람을 찬 얼굴에 느끼며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인 알록달록 낙엽들을 밟으며

호오 호오 입김을 불어가며 걷고 있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Kissing You'가 흘러 나왔고

방금 마신 Pale Ale의 맛이 아주 촉촉히 젖어 있을 무렵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냥 

해가 지려고 하는 

그런 

매일 보는 하늘이었는데

 

그 순간

난 내 삶에 감사했다.

이 시간에 홀로 낙엽을 밟으며 길을 걷고 있으나 쓸쓸하지 않고

20년 전 추억속의 그 영화 음악을 들으며

매일 보던 그 하늘을 바라보며

불현듯 

내 삶에 감사할 줄 아는

이런 나로 살고 있는 것에 대하여

너무나도 감사했다.

 

나는 의도한 적 없고

내가 아무것도 마음먹지 않았으나

나를 둘러싼 작은 것들에

감동하고, 만끽하며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나의 보잘 것 없으나

행복한 삶에 

외쳤다.

Bra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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