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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2

안락사를 앞둔 리트리버와의 작별 인사 루퍼스의 네살 생일을 앞두고 요즘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모두가 직장과 학교에 나가 있기에 하루 중 반 이상을 혼자 지내야 하는 우리 루퍼스 아침에 나올 땐 가라지 도어가 내려올 때 까지 목을 빼고 인사를 퇴근할 때 정신 없이 달려나와 꼬리치며 드러눕고 게다가 그 큰 덩치로 다리에 기대며 이리저리 뛸 때면 안쓰럽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간단한 저녁 산책 겸 볼일을 보고 발도 깨끗이 씻고 난후 비로소 거실 TV 아래 자기 자리에 편히 누운 루퍼스. 꾸벅꾸벅 졸다가 아이들 떠드는 소리에 깜빡 눈을 떴다가 형이나 누나가 가까이 가면 "반가워 놀아주려고?" 하며 눈을 초롱초롱, 예쁘게 앉아 기다리다 아기처럼 발라당 누워버린다. 이번엔 내가 가까이 가서 자는 것 좀 보려 하면 어느새 눈을 살.. 2020. 12. 1.
나도 그들처럼 눈 감을 수 있을까 어제 아침이었나, 국제 뉴스를 훑어가며 무심히 지나치던 중 눈길을 사로잡고 생각을 멈추게 하는 소식이 있었다. 이탈리아의 한 80대 부부가 63년 해로한 생을 한날 함께 마감했다는 뉴스였다. 82세의 남편과 아내는 동시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왕진 의사가 독감으로 오인해 감기약만을 처방받고 고열에 시달리던 부부는 일주일 뒤 응급실로 실려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한지 나흘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남편이 먼저 눈을 감았고 한시간 뒤 아내가 그 뒤를 따랐다. 눈을 감기 전 아내가 했다는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는다. "남편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으니 남편의 재킷을 갖다 주세요" 외로워서 그랬을까 두려워서 그랬을까 그리워서 그랬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이제 22년 살았는.. 2020.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