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이었나, 국제 뉴스를 훑어가며 무심히 지나치던 중
눈길을 사로잡고 생각을 멈추게 하는 소식이 있었다.
이탈리아의 한 80대 부부가
63년 해로한 생을 한날 함께 마감했다는 뉴스였다.
82세의 남편과 아내는 동시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왕진 의사가 독감으로 오인해 감기약만을 처방받고 고열에 시달리던 부부는
일주일 뒤 응급실로 실려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한지 나흘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남편이 먼저 눈을 감았고 한시간 뒤 아내가 그 뒤를 따랐다.
눈을 감기 전 아내가 했다는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는다.
"남편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으니 남편의 재킷을 갖다 주세요"
외로워서 그랬을까
두려워서 그랬을까
그리워서 그랬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이제 22년 살았는데
가끔 남편이 귀찮다.
수다도 잔소리도 치근대는 것도.
아이들만 있어도 충분히 외롭지 않고
늦게 들어오는 날도
별로 아쉽지 않으며
맘에 안들게 할 땐 뒤통수에 대고 눈을 흘길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순간엔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걸까
아니면 그분들은 정말 특별히 애틋한 부부 사이여서 그랬던 걸까
이 세상과 작별하는 순간이 올 때
내 곁에, 내 맘에 함께 해주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나도 그들처럼
아름답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오늘 밤은
잠든 모습을 한번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눈 감을 때 찾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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