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avo My life in 밴쿠버

사랑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by cheersj 2020. 11. 9.

 

오늘은 일요일

와~ 금요일이다 하며 신나했던 주말 저녁의 설레임이 엊그제 같은데

(엊그제 맞네 근데) 어느새 주말의 끝, 또 새로운 한주를 맞기 위해 

빨래도 정리해서 넣어놓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해가며 분주한 저녁시간.

20년지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게 이번 주인데 딸 축구팀 가족중 한명이 확진 받아서 자가 격리중.

쌓아놓은 수다가 폭발할 지경이라 반가운 마음에 허겁지겁 서로 말폭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서로의 아이들 남편 강아지들 안부까지 챙기다 문득 딸과의 소중한 대화에 대해 얘기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까, 정말 신기하다. 너무 기특하고 예쁘다.

서로 얘기하다가 내가 나도 모르게 말했다.

"내게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태어난다면 또 내 남편과 결혼하겠어." 

 

친구가 말했다. 

"와, 아직도야? 진짜 대단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거야."

 

??? 뭔솔, 얘기 끝까지 들어봐...

"아니, 그게 아니라, 그래야 똑같은 애들이 나올거 아냐 그래서 ㅋㅋ" 

 

친구가 박장대소했다.

"아 그래서.... 난 그냥 이만큼 살았으면 다들 그러려니 했는데 나만 이렇게 소원해진건가 하고 외로웠어" 

 

우린 남편의 존재에 대해 얘기했다.

20년 전 우린 충분히 애틋했고 풋풋하게, 따끈따끈 아끼고 사랑했다.

그리고 서로의 그런 모습들을 보며 살아왔다. 

그렇게 넷이 어울렸던 날들이 지나가고 서로 계획해 4개월 차이로 첫 아이를 가졌고

그렇게 부모가 되어가며 세월이 흘러

이젠 아이와의 대화를 곱씹으며 서로를 칭찬하고 응원하고 있다.

 

자 이제 결혼생활 20년, 우리에게 남편의 존재란?

아이를 함께 잘 키워가는 끈끈한 동지

때론 큰 아들 같지만 필요할 땐 나를 통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래서 이제 더이상 옛날처럼 손 꼭 잡고 다니진 않는 사람

그러나 마음으로 손 꼭 잡고 다니던 그 시절보다 더 의지되는 사람

 

사랑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일요일 밤 보는 오락프로그램에서 서장훈이 가끔 던지는 질문이네.

 

내가 생각하는 답

사랑의 유효기간은 없다.

 

어느 누구도 가늠하거나 예측할 수 없이

그냥 각자에게 끝나는 순간이 오겠지

그럼 그때가 Expired Date가 되는 거지. 

3년이 될 수도 30년이 될 수도

혹은 아이들 키울 때 동지애만으로 치열하게 살다가 

노년에야 비로소, 서로를 더 애틋하게 바라보게 될지도.

 

암튼 

가끔 귀찮기도 하지만

아직은

멋잇다고 느낄 때도 아주 가끔 있으며

그래도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우니 

결론은

잘 살아보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