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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in 밴쿠버

Black Friday Sale 시작, Air Fryer 먼저 손에 넣었다

by cheersj 2020. 11. 15.

Early Black Friday Sale이 시작 되었다.

평소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굉장히 늦게 반응하며

전화기 조차 새로운 기기로 바꾸길 꺼려하는

대표적인 아날로그 세대인 나. 

똘똘한 후배가 강추하며 Best Buy 사이트에 가서

손가락으로 일일이 요기로 가서 요거요하며 짚어준 덕에

매일 듣기만 하고 미루던 Air Fryer를 주문했다.

핑거 돈까스 튀기기도 좋고 스테이크도 굽는다며

후배들이 너도나도 추천하던 바로 그

INSIGNIA Air Fryer.

정상가 148불인데 69불에 tax=79불이네, 야호.

 

이틀 뒤 

회사로 배달 온 커다란 박스를 리셉션 후배가 낑낑거리며 들고 왔다.

왔어요~! 오 왔구나!

 

 

마음만 앞서고 살림에 대체로 어설픈 나는

집에 있는 동안 요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도 없지만

맘 먹고 해도 그 시간과 공들인 것에 비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라 

신선한 고기를 사다 굽고 과일을 예쁘게 깎아주는 것으로 만족. 

어릴 때부터 쌀밥에 백김치도 먹여보고 나물도 미역국도, 한식을 먹여보려 노력했지만

커갈수록 하루 한번 한식 먹이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아침은 토스트나 팬케잌 그리고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이것만 인기 있고 자신 있다. 

한식 저녁을 주는 날이면 아이들은 흠. 이걸 먹어야 하는 차례구나 하며

마치 숙제처럼 먹어주곤 하기에

평소 도시락이나 점심, 그리고 간식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Costco 라자냐, 피자, 치킨 스트립, 페로기 같은

비교적 양호한 질의 냉동식품을

신속하고 맛있게 대령해 주는 게 관건이다.

 

요건 그런 면에서 고맙게 쓰일 듯 하다.

미니 오븐보다 더 빠르고 

우리 아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하루종일 혼자 집에 있는 날

손쉽게 뚝딱 만두와 치킨 등을 해 먹기 좋을 듯하다.

아들도 너무 재밌는지

일단 좋아하는 Dumpling을 꺼내 삐삐 하더니 바로 윙 소리를 내며 작동시킨다.

 

 

370도에 9분을 돌리고 나니

먹은 컵들을 식기 세척기에 넣어 돌리고 주섬주섬 싱크대를 닦고 

왔다갔다 딴짓 하는 동안에 

바삭바삭한 만두가 완성 되어 삐~ 소리를 우렁차게 낸다. 

호~ 너무 편한 걸.

 

아들이 한입 먹더니

Crispy 하고 너무 맛있다며 좋아한다.

교자 만두를 하려면 물 넣고 기름 섞어

물이 다 졸아들고 기름에 튀겨질 때까지 뒤집고 기름 닦고 

내 수준에서는 많이 귀찮은 과정이었는데

이제 베이컨이랑 치킨이랑 다 해봐야겠다.

 

아이가 혼자 이걸로 식사를 해결할 만큼 자라도록 

난 그래도 꽤 오랫동안 명색이 주부였는데

처음 신혼 때 동그랑 떙 반찬에 전복죽, 육개장까지 끓였던 게 나 맞나 싶을 정도로

이젠 다 잊었다. 

아기 키우며 아이들 이유식만 만들면서

그리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는 간편식과 외식에 의지하면서

나의 요리 실력은 퇴보를 거듭해 거의 똥손 직전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그래도 어쩌나. 뭐 이렇게라도 먹고 살아야지.

엄마가 요리 잘 하는 다른 훌륭한 엄마들처럼 

정성들여 해주진 못하지만

 

Air Fryer에서 단시간 내뿜는 강렬한 열기만큼

그리고 다 됐다고 울리는 삐~ 소리만큼

너희들을 뜨겁고도 요란하게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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