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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in 밴쿠버

한가로운 '블랙 프라이데이' 를 즐기다

by cheersj 2020. 11. 29.

일주일 중 내게 가장 바쁜 날은 금요일. 

그런데 이 Black Friday Sale 파티가 열리는 날은

물론, 당연히 금요일이다.

그러니 매년 사람들이 좋은 딜에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줄을 서고 붐비는 매장안에 마침내 들어가

득템하는 기쁨들을, 재밌게 구경하는 심정일 뿐이다.

뭐, 끝난 뒤라도 남은 게 있으면 살 수도 있지... 하며...

 

올해도 역시나 

난 토요일 오후 한가로이 집 근처 쇼핑몰을 찾았다. 

Coquitlam Centre mall은 우리에게 오랜 놀이터였다.

아기들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Metro Town 처럼 너무 붐비지도 않고 

이 매장에서 저 매장까지 가려면 걷다 지칠 정도로 크지도 않은

그러나 있을 건 그래도 다 있는.

특히 남편의 방앗간인 Golf Town과 아들이 좋아하는 Best Buy와 Apple

딸이 좋아하는 Clairs 악세서리 가게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Purdy's까지.

그러나 오늘은 신속하고 간편한 쇼핑을 위해 

아이들은 집에 풀어놓고 둘이서 길을 나섰다. 

너희들도 우리 없는 두시간의 자유를 누리거라. 

 

아무리 하루 지난 오후지만

쇼핑몰은 너무 한산해 쾌적하기까지 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이 다 다녀가서인지,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비상령이 내려진 상태라 외출을 자제하는 건지. 

 

가장 먼저 간 곳은 Saje

이 세트엔 다섯가지 아로마 오일이 들어있다.

Pep Halo, Immune, Eater's Digest, Stress Release, Pain Release

두통이 조금 시작될 땐 Pep Halo를 헤어라인과 뒷 목에 바르고

스트레스 쌓이고 열 받을 땐 Stress Release를 손목 안쪽에 

뒷목이 당기고 어깨가 아플 땐 Pain Release를 아픈 부위에 

Virus나 Gern의 침투를 막기위해 수시로 Immune을 코밑 귓볼 밑에

그리고 소화가 안될 땐 Eater's Digest를 배에 살살

 

이걸 바를 때는

바르는 순간 잠시 좋은 향기에 마음이 진정되고

실제로 두통도 나아지는 경험도 많이 했다. 

 

Immune 잘 바르라고 남편 아이들 다 하나씩 넣어주고

회사 후배 중 누가 머리 아프다고 하면 발라주고

열받는 일 있을 때도 살짝 발라주고 

이젠 코로나때문에 그럴 수 없지만... 

남편도 좋아하고 나도 아이들도 하나씩 더 필요하지 

그런데 이 품목은 20퍼센트 밖에 세일 안하네. 그래도 그게 어디야...

 

다음은 차례로 구경하기

 

Saje를 신나게 사고 난 뒤 돌아다니며 놀다가

마지막으로 남편이 원하는 Golf Town에 갔더니 문을 일찍 닫았네

살 게 있었던 남편이 좀 실망했다. 기껏 따라다녔는데 

ㅋㅋ 쌤통이다 맨날 내가 Golf Town 가서 기다려 준 적이 더 많다네.

 

결국 Bay에 가서 세일하는 스웨터를 하나 산 것 말고는

딱히 열망하는 건 없었기에 별로 엄청난 득템을 한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나도 왠지 이 세일 파티에 동참했다는 기분은 느꼈다. 

이렇게라도 세일 아이템을 살 줄 안다고,

잠시라도 알뜰한 주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잠시 흐믓해졌다. 

 

내년엔 내가 자유의 몸이 되어 아침 일찍 줄을 설 수 있을까?

정확히 1년 뒤 이 글이 생각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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