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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in 밴쿠버

아침에 찾아온 불길한 징조

by cheersj 2021. 2. 24.

 

어제는 월요일

오전 딸의 병원 약속과

오후 아들의 치과 약속이 겹쳐

하루 휴가의 자유(?)를 만끽하고 돌아와

오늘 아침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역시, 내 자리에 돌아온 익숙함

비록 지난 주 월요일 Family day 연휴때 처럼

겨우 3일을 비웠다가 다시 온 것 뿐인데

왠지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 반갑다.

일 중독인지 자리 중독인지 몰라 씁쓸했지만 뭐, 그냥 즐겨야지.

 

한참 밀린 이메일을 처리하며 커피를 한모금 마시는데

갑자기 왼손이 저리는 듯 하더니 어깨에 통증이 밀려왔다.

서서히 양쪽 어깨가 뻐근해지며 너무 아파왔다. 

친한 후배가 룰루랄라 다가오며, 어? 어디 가셨지? 했다. 

엎드려 어깨가 아프다고 했더니

헉 혹시 오십견? 했다.

떽~! 하며 웃었는데 

갑자기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오십견은 

별로 건강하지 않은 오십대에 오는 것?

이런 안일하고 무지한 선입견으로 살아온 나, 무려 40대가 된지 한참이다. 

 

하루종일 회사일을 하고도

퇴근 길엔 아이들을 데리고 골프 연습장을 가거나 

레슨 따라가서 기다리며 남편과 맥주 한잔 하며 놀기

다들 내보낸 저녁이면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위층 올라가는 길에 빨래 돌려놓고 뛰어 내려와 식기 세척기 돌리고

거실 정리를 하고 식탁에 앉아 맥주 한잔 따라 마시고 또 오르락 내리락

아이들이 씻고 잠들 때 까지 난 정말 피곤한 줄 모르고 바쁜 일상을 보낸다. 

그리고 늦은 밤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날도 많고

아침엔 또 벌떡 일어나 아이들 챙겨 출근을 한다...

나, 그래서 너무 자만하고 살았나 보다.

나이를 잊고 사는 게 자랑인 줄 알았나 보다.

잘난 척 하다가 뒤통수 맞는 것?

 

암튼 어깨가 심상치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십견을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이렇게 나온다. 

어깨 관절의 윤활 주머니가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질병. 

주로 50대의 나이에 많이 발생하여 이렇게 불리며 통증이 심하다.

 

퇴행, 퇴행이라니

내 시야에 플래쉬 라이트를 비춘 것 처럼 몇몇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퇴행 염증 50대 통증... 

아, 서글프다.

그렇게 즐기던 새벽 6시의 Hot Yoga를 코로나 사태 이후 못간지 어언 1년이다.

운동이라고는 주말에 필드를 걷는 것 빼곤 담을 쌓아왔기에

그리고 하루종일 앉아있는 직장인

집에 오면 바삐 정리하고 잠들기 바쁜 엄마. 

가장 운동을 많이 하는 부위는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 내 입...

 

반성해야 한다, 자각해야 한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

요가 매트를 다시 꺼내와야 한다.

현재 겉으로 보이는 멀쩡한 모습과

맥주 한잔의 즐거움에 눈 멀어 있던

건강 관리에 대한 반성과 자각이 물밀듯이 급격히 밀려왓다. 

 

내일 아침부터 뭔가를 시작해야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들 딸 그리고

나 없으면 쇼핑도 은행도 절대 가기 싫어하는 남편을 생각해서라도

난 오래오래 건강하게 그들을 지켜줘야 하기에

마음을 먹어야겠다. 

티친님의 글에서 얼마전 읽고 또 리마인드 되었듯이 

무심코 만들어가는 습관이 내 인생을 좌우한다.

자, 결심하자.

시작하자. 

이제 내일부터 시작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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