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 이상하게 별 것 아닌 일에 마음을 졸였고 걱정이 많았다.
마음이 불편했고 한편 찝찝했으며 또 이상하게 쓸쓸했다.
그냥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기분이 그랬다.
보고싶은 아빠 엄마도 생각 났고
매일 반복되는 아침 그리고 밤
툐요일을 기다리기엔 너무 멀었고
아직 한참을 힘차게 달려야 할 화요일이기에 그랬나.
날 애지중지 보살펴 주던 아빠 엄마는 저 멀리에
그리고 이젠
내가 보살펴야 할 것(?)들만 당연하게 내 옆에 포진하고 있지.
그땐 왜 몰랐을까.
대학 시절 아빠가 정해 놓은 통금시간이 세상 가장 큰 고역이었고
한국을 떠나기 전 엄마의 걱정과 눈물이 성가시게 느껴졌었다.
그땐 왜 못 느꼈을까.
지금 상상해본다.
나의 딸이 만약 대학 신입생인데 통금시간 9시를 못 지키고 안 들어온다면
그냥 걱정 없이 기다릴 수 있을까
나의 딸이 20대의 어린 나이에 어떤 남자를 만난 지 6개월만에
그 남자 따라 지구 반대편 나라로 떠나겠다고 하면
울지 않을 수 있을까
화요일
새로운 한주를 시작해 이제 겨우 워밍업이 되는 날
불금을 기다리기엔 조금 멀고
한주의 반을 다 성공했다기엔 아직 부족한
어정쩡한 화요일
난 괜한 감성에 젖어
그냥 슬픔에 빠지려 한다.
나 왜 슬프지
티친님의 글에서 눈이 번쩍 뜨인 책이나 구해 읽어야겠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있어라"
그런데 난
너무 과하게 진정인 것 같다.
지금
진정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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