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밴쿠버15

삶에도 Mulligan Chance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날처럼 파란 하늘, 뜨거운 햇살이 기분좋은 오후 아이들의 주말 라운딩에 따라 나섰다. 한주 동안의 무거웠던 짐들을 잠시 마음 한구석에 치워버리고 이 하루만큼은 구름과 나무, 그린과 Creek이 만들어내는 한폭의 서정적 추상화 속으로 빠져본다. 손에 든 차가운 Steam works 한캔은 4시간의 여정을 달콤하게 채워줄 친구 나무 사이를 평화롭게 거니는 Deer 가족은 끝없이 젖어드는 상념에서 잠시 깨어나 미소짓게 한다. 아들 하나만 낳아 왕자처럼 키우겠다고 입바른 소리 했던 30대의 나 거기까진 그냥 내 뜻대로 그런 줄 얼았다. 나이 40에 덜컥 날 찾아온 우리 딸 아, 이제 한숨 돌리나보다 했는데 어떻게 복귀한 직장인데 아직 갈 길이 먼데 이렇게 못나고 모자란 내게 아들 하나도 벅찬데 갖은 이유를 .. 2020. 8. 11.
그래도 계속 이만큼 사랑할게 아들. 안아주고 싶어도 키발 짚고 매달려야할 만큼 훌쩍 커버린 내 아들과 Robert Muncsh의 Forever Love You를 다시 읽었다. 엄마가 갓난 아기를 품에 안고 재우며 들려주는 노래 I will love you forever, I w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u'll be 잠시도 쉴틈 없이 엄마를 필요로 하던 어린 아기는 어느덧 자라 10대가 되고 동물원에 내다 팔고 싶을 정도로 말썽장이가 된 아들 그러나 밤이 되면 또다시 엄마는 잠든 아들을 안고 노래를 부른다. I will love you forever, I w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 2020. 7. 30.
새로운 시작 무작정 누구나 그렇듯, 내게도 미래라는 시간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짐작조차 못한 채 어떤 큰 결정을 해야 했던 혹은 무심코 선택했던 길들이 그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무작정 날 이끌었던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유년시절, 나는 어떤 아이였던가. 어둑해진 골목길에서 놀다 문득 가슴이 서늘해져 들어와서는 괜시리 유리탁자 위를 뛰어보고 싶어 펄쩍, 뛰었다. 깨진 원형 유리가 조각이 되어 발목으로 발등으로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번지는 빨간 점들의 문양을 보며 당황했으나 울지 않았다. 의연하려 애를 썼었던 기억. 담담한 사람이고 싶었나. 여고시절 친구 생일이라는 식상하지만 안전한 연기로 주말 외출을 허락받고 난 그저 하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해낸다는 묘한 쾌감으로 별 관심도 없던 아이와 '공포의 외인 구단'을 봤다.. 2020.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