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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My life in 밴쿠버72

Missing Person 토요일 아침 루퍼스와 함께하는 산책길 트레일 입구에 들어서면서 매일 지나치던 전단을 다시 보게 되었다. 한달 전 기사화 되며 알려진 어느 여인의 실종 아직도 이 지역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전단지의 낯익은 얼굴이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너무나도 안타깝고 남의 일처럼 멀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실종 지역이 내가 사는 곳에서 10여분 거리 나의 베프가 10년 넘게 살고 있어 수없이 드나든 친숙한 타운이었고 실종된 여성의 나이도 우리와 비슷했으며 아직 어린 아이들의 엄마이며 누군가의 아내였다. 어느 날 평소처럼 집 앞을 산책 나갔다가 그 후로 한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후 이 지역과 우리 동네를 포함한 트라이시티 지역에는 흰색 밴이 출몰해 여성을 납치해 간다는 괴소문이 떠돌기도 했기에 난 루퍼.. 2021. 3. 7.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 점심시간 오전 업무를 예정보다 일찍 끝낸 뒤 주문한 점심을 픽업하기까지 15분의 시간이 남아있는 휴식시간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집중하기 위해 열어 놓았던 유투브에서 우연히 미스테리 해외 사건 사고 같은 채널에 들어가게 되었다. 얼마 전 미국 기숙사에서 실종된 유학생 스토리를 2개 봤더니 비슷한 채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 스토리들을 보게 된 이유는 아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주기 위해 미국 대학도 생각해보라는 대화를 나눈 적 있기 때문이다. 아빠 엄마 없이 먼 곳에 혼자 가서 공부할 수 있겠냐는 내 물음에 아들이 웃으며 답했다. 엄마, 밴쿠버에도 좋은 학교가 많지만 토론토에도 갈 수 있고 미국도 기회가 되면 갈 수도 있겠지. 그리고 난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엄마가 안 될 것 같아. 엄마는 일 .. 2021. 3. 6.
마음의 병 나는 꽤나 나이를 먹었지만 그 나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이 숫자가 억울하고 원통할 정도로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그래서 남의 나이인양 외면하고 모른 척하며 그냥 계속 젊은 척 살고 싶은 철없는 아줌마다. 그런데 어느새 3월이다. 또 한살 기어이 더 먹이겠다고 생일이라는 것이 꾸역꾸역 다가오고 있다. 나름 자상한,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특별히 지극정성이거나 아리땁진 않으나 그럭저럭 아직은 쓸만한 누군가의 아내 그리고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한 직장에 충실히 다녀 이젠 안정된 자리에서 인정 받고 자리잡은 중년의 그냥 별로 나쁘지 않은 상태의 아줌마. 그러나 난 꽤나 많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은 부러움과 시기심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잘못이 아.. 2021. 3. 5.
화요일의 슬픔 난 오늘 이상하게 별 것 아닌 일에 마음을 졸였고 걱정이 많았다. 마음이 불편했고 한편 찝찝했으며 또 이상하게 쓸쓸했다. 그냥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기분이 그랬다. 보고싶은 아빠 엄마도 생각 났고 매일 반복되는 아침 그리고 밤 툐요일을 기다리기엔 너무 멀었고 아직 한참을 힘차게 달려야 할 화요일이기에 그랬나. 날 애지중지 보살펴 주던 아빠 엄마는 저 멀리에 그리고 이젠 내가 보살펴야 할 것(?)들만 당연하게 내 옆에 포진하고 있지. 그땐 왜 몰랐을까. 대학 시절 아빠가 정해 놓은 통금시간이 세상 가장 큰 고역이었고 한국을 떠나기 전 엄마의 걱정과 눈물이 성가시게 느껴졌었다. 그땐 왜 못 느꼈을까. 지금 상상해본다. 나의 딸이 만약 대학 신입생인데 통금시간 9시를 못 지키고 안 들어온다면 그냥 걱정 없.. 2021. 3. 3.
운수 좋은 날 어젯밤 꿈에 어떤 건물에 들어가 조심스럽게 열어본 화장실 칸에 나방인지 날파리인지가 너무 많아 문을 확 닫아버렸다. 아 못가겠다 나 그냥 참아야 하나 이러면서 밤새도록 헤매고 다녔다. 너무 돌아다녀서 아침에 피곤했다. 잠들기 전 딸아이 미술숙제를 도와주고 각자 샤워 시원하게 하고 예쁘게 잠든 것 보고 난 마지막으로 미스트롯2를 시청하며 행복하게 잠들었는데 이게 뭔 꿈이야.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지만 불금의 보상이 기다리는 즐거운 금요일 아침 아들 딸 학교도 지각하지 않게 잘 보내고 나도 좀 이른 시간에 출근해 상쾌한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따라 더 향긋한 커피, 일도 순조롭고 참 행복한 아침 아 왜 이렇게 내가 기분이 좋지 모든 게 너무 완벽하다. 이렇게 감사의 마음이 충만한 채로 오전 업무를.. 2021. 2. 27.
아침에 찾아온 불길한 징조 어제는 월요일 오전 딸의 병원 약속과 오후 아들의 치과 약속이 겹쳐 하루 휴가의 자유(?)를 만끽하고 돌아와 오늘 아침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역시, 내 자리에 돌아온 익숙함 비록 지난 주 월요일 Family day 연휴때 처럼 겨우 3일을 비웠다가 다시 온 것 뿐인데 왠지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 반갑다. 일 중독인지 자리 중독인지 몰라 씁쓸했지만 뭐, 그냥 즐겨야지. 한참 밀린 이메일을 처리하며 커피를 한모금 마시는데 갑자기 왼손이 저리는 듯 하더니 어깨에 통증이 밀려왔다. 서서히 양쪽 어깨가 뻐근해지며 너무 아파왔다. 친한 후배가 룰루랄라 다가오며, 어? 어디 가셨지? 했다. 엎드려 어깨가 아프다고 했더니 헉 혹시 오십견? 했다. 떽~! 하며 웃었는데 갑자기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슨 .. 2021.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