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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나를 놀릴 때 하는 말 'Karen' 나는 착하지 않다. 바르고 정직한 심성을 가졌다고 위로할 순 있겠지만 결코 너그럽지는 못한 성격이다. 맘에 들지 않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냥 대충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Karen. 그리하여 내게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별명(?) 아이들이 농담삼아 놀리느라 하는 말이지만 어느정도 찔리기도 한다. 주로 갑질을 일삼는 중년의 백인 여성을 일컫는 말인데 얼마전 Amy Cooper라는 백인 여성의 부당한 허위 신고로 피해를 입은 흑인 남성의 일화가 Black Lives Matter라는 모토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맞물려 더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애견 산책을 시키던 그녀는 정중하게 개줄을 채워달라는 흑인 남성의 요구에 무례한 협박을 받았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해 전국민의 밉상 k.. 2021. 1. 31.
다 커버린 아기들... 난 언제 크려나 루퍼스는 산책 후 발을 닦고 간식을 먹은 뒤 거실에 올라와 자기 자리에 일단 앉고 나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어제 새로 사준 포근한 갈색 매트를 맘에 들어할까. 올라오자마자 자기 자리로 가더니 매트를 바라본다. 앗 매트가 바뀌었네 하고 1초쯤 생각하는 듯 하더니 방향을 이리 바꿨다가 저리 바꿨다가 한번씩 해본뒤 편안히 자리를 잡았다. 좋아 보인다. 흐믓. 그리고 움직이는 가족들을 고개 쓱 들어 바라보고 아이들이 다가오면 누워서 애교 좀 떨어주더니 그자리에서 꼬박꼬박 졸고 있다. 부엌에 서서 컵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저 쪽에서 고개를 빠꼼히 내놓고 날 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뭐 하는지 궁금해? 어릴 때 그렇게 사고를 치더니 이제 어엿한 네살이라 그렇게 점잖게 앉아 있는거야. 5개월 되었을 때 하루는 자고 일.. 2021. 1. 26.
아주 작은 습관의 비밀 나는 티친들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도 굉장히 낯(?)을 가리고 나름 신중하게 구독버튼을 누른다. 성격이 좀 까탈스럽기도 하고 그냥 나 혼자만의 기준 그리고 블로그를 대하는 '신성한 진심'이라고 해두자. 작년 겨울 어떤 건실한 청년, 이렇게 쓰고보니 내가 너무 아줌마 같지만 어떤 그 청년이 '매일 아침 이불개기'를 실천하는 글을 처음 보게 되었다. 아침마다 아들 딸이 침대 정리를 깜빡 하면 잔소리를 해대던 내게 유독 그 글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하루를 그렇게 시작해야 해" 항상 하던 나의 이 말에 박수를 쳐주는 듯했다. 그런 그 청년의 글을 읽다가 '아주 작은 습관의 비밀'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일상에 치어 게다가 요즘은 눈도 쉽게 피곤해져서 그저 한국에서 이슈가 .. 2021. 1. 21.
티스토리의 세계에 멋모르고 들어왔던 이방인 지난해 가을의 문턱이었던가 말로만 듣고 구경만 해왔던 블로그의 세상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 옛날 싸이월드를 통해 신혼부터 육아까지,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 페이지를 만들어갔던 추억 한국의 친구들과 반갑게 만나 응원하고 그리워헸던 그 기억 이후로 너무나도 오랜만에 혼자만의 공간을 다시 얻은 듯 비밀스럽고 설레기도 했었다. 과연 블로그의 세계는 다른 소통 수단과 달랐다. 난 그러리라 믿었고 그 생각은 맞았다.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영상을 만들거나 공개된 신상과 함께 나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끼도 성격도 전혀 아니었고 원하는 바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냥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읽고 느끼고 그리고 오늘, 지금 이 세월을 살고 있는 내자신의 모든 마음들을 어딘가에 조용히 .. 2021. 1. 19.
일요일 저녁의 하소연 나는 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강하고 욕심도 많았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발휘했던 순간도 조금 기억이 나긴 하지만 그보다는 잘못된 일, 예를 들면 일기장 검사 받을 때 날짜만 바꿔 도장을 받는 친구에 관한 제보를 받았던 초등 2학년 때 가차없이 선생님께 가서 보고한 뒤 응징을 확인하면서 정의감에 젖어 웃었고 시험 끝날 때 선생님께서 "자 이제 걷어도 될까? 다 못한 사람 손들어~" 하면 자신있게 손을 든 뒤 "선생님, 다 했는데 다시 검토 중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했던 좀 재수없는 아이였던 것 같다. 유복한 집에 태어난 장녀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다행히도 영리하고 모범생이었던 나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그저 당연한 것이라고 느꼈던 가끔은 친구들에게 마음을 베풀면서 잠시의 흐믓함을 알긴 했지만 .. 2021. 1. 18.
9살 딸이 외쳤다 "No Pain No Gain" 2021년의 새해가 떠오른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월의 반을 다 보내버렸다. 새해 첫주 날아든 안 좋은 소식과 함께 미뤄왔던 일, 대면하고 싶지 않은 일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 부담감으로 급우울하고 의기소침해져 거의 매일 일기처럼 마음을 털어놓으며 정리하고 티친들의 글을 보며 즐겁게 위로받았던 이 시간마저 뒤로 외면한 채 또 일주일이 지나버린 것 같다. 하지만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가족들과의 시간만큼은 행복하고 싶었기에 그 순간만큼은 잊을 수 있기에 폭우가 쏟아지는 주말에도 바람이 매섭게 부는 주말에도 열심히 고생하며 즐기는 골프 라운딩은 쉬지 않았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제대로 시키고 싶은 마음에 주니어 대회 시즌을 앞둔 두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아이들이 아니면 절대 네시간 반은 커녕 한시간도.. 2021.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