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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명언 한마디 #2 저는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누가 그 미래를 결정하는지는 압니다. 오프라 윈프리 내가 지금 이런 모습일지 꿈에도 몰랐을 나의 어린 시절. 나의 여고시절, 친구들과 한껏 멋을 낸 옷차림으로 만나 피카데리였던가 암튼 시청 근처 어느 극장에서 봤던 영화, Back to the Future에서 처럼 그때의 내가 시간 여행을 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딱히 절망적으로 실망스럽진 않을테지만 그렇다고 박수를 쳐줄 만큼 만족스런, 꿈꾸던 중년의 모습은 아니리라. 나의 지금 모습은 과거의 내가 결정했다. 여고시절이든, 대학생 시절이든, 불과 몇년 전이든. 알고 있었는데 분명 당연히 그랬을 거라 알고는 있었는데 유달리 혹독한 어린시절을 보내고도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한 그녀의 말을 들으니 마음에 와 닿고 다시 생각하.. 2020. 12. 9.
아프다던 딸, 지금 뭐 하니 월요일 아침 오전 회의가 길어지고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컴퓨터가 업데이트를 한답시고 오랫동안 안 켜지는 바람에 매월 첫째 주 월요일 부서별로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를 다다다다..... 벼락치기로 작성했고 회의를 시작해보니 연말 연시 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머리가 복잡했다. 그럭저럭 가닥이 잡혔고, 웃으며 기분좋게 마무리 하려는 순간 친한 후배가 전화기를 갖고 들어왔다. 전화가 계속 울려서... 보니 딸 학교란다! 허걱, 학교에서 전화가 온다는 건 십중 팔구 좋지 않은 소식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네 아이가 오늘 공부를 너무 잘했다든가 오늘따라 정말 착하다든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낸다든가 뭐 그런 소식을 갑자기 전화로 전해주진 않기에. 놀다가 구름다리에서 떨어져 크게 다쳐 피가 철철 난다든가 속이 안.. 2020. 12. 8.
비 오는 아침, 형 누나와 함께 한 Rufus의 산책 오늘은 일요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토요일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일요일이다. 언젠가 차에서 내가 말했었다. 자고 일어나면 토요일, 그리고 또 자고 나면 일요일 또 자고 나면 다시 토요일...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그건 안된다... 남편이 말했다. 흥, 관둬라. 역시 개미처럼 일하는 월급장이와 Self Employeed는 다르시군. 암튼 일요일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안개가 자욱했다. 화창한 날씨일 땐 황홀한 하늘 빛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밴쿠버가 특히 이런 겨울 자주 선보이는 심술궂도록 음산한 아침. 그러나 난 이런 날씨에도 설렌다. 왠지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맑은 날 다같이 들떠 있을 땐 돌아보지 못하는 다른 것들을 혼자서 찬찬히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은 남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 2020. 12. 7.
너무 커버린 너 오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토요일 늦잠에 늦은 아침을 먹고 게으름을 만끽하다... 아들의 골프 레슨이 있었고 바로 뒤 행선지는 치과. 우리 아들이 너무나 오랜만에 치과 검진을 가는 날이었다. Little Smiles Dental,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제는 열 네살이 된 우리 아들이 여덟살 때부터 다녔던 소아 전용 치과. 교정 치과와 같은 장소인지라 혼동했었는지 자주, 제대로 데려온 줄 알았는데... 지난 겨울 농구팀 때문에 바빠 6개월마다 오는 검진을 한번 취소했을 뿐인데 1년 반 넘게 못 데려온 꼴이 되었다. 다행히 충치도 없고 관리도 잘 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 아들을 어릴 때 부터 보아온 선생님과 간호사 분들이 너무 깜짝 놀랐다. 갑자기 너무 커버린 우리 아들. 이제 키가 너무 커져 소아 전용 의자.. 2020. 12. 6.
나, X세대... 사랑의 콜센터를 보며 행복했다 아침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정문이 보이는 언덕길을 숨이 차도록 뛰어내려가며 시계를 보던 나 그리도 또 일주일에 한번 채플 시간에 늦지 않게 들어가기 위해 아직 열려있는 그러나 곧 닫힐 지도 모를 대강당의 문을 애절하게 바라보며 그 수없이 많은 계단을 발 저리도록 뛰어 오르던 나 공강 시간엔 학교 앞 Old and New Cafe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꽃피우며 커피 리필을 즐기고 화장을 고치던 나 세상 가장 큰 고민이 아빠가 정해놓은 밤 10시 통금시간이었던 나 주말이면 좋아하는 나이트클럽이 문 여는 시각 6시 땡 할 때 들어가 밤 9시 45분까지 분 초를 아끼며 아낌없이 놀던 나 뒤늦게 붐이 일었던 락카페에서 서태지와 현진영의 노래에 행복했던 나 앞으로 혼자 헤쳐나가야 할 세상살이가 얼마나 어려울 지.. 2020. 12. 5.
화가 날 때는 내 부서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어느덧 3개월, 이제 Probation 기간을 끝내며 업무 평가를 해야하는 시기가 왔다. 내가 평소 보고 느꼈던 그 친구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듯 하나 개인적으로 마주칠 땐 상냥했고 맡은 일을 묵묵히, 마치 독서실에 앉아있는 고3 학생이 입시 공부하듯 들이파고 또 들이파는 모습이 그동안의 인상이었다. 단점이 있다면 공부하듯 해낸 그 일의 성과가 그닥 시원하게 맘에 들진 않았고 같은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말이 들려온다는 것. 내가 보기엔 사회 초년생으로서 요령은 없지만 순수하고 실력은 없지만 열정이 있는 그래도 열심히 가르쳐 데리고 있고 싶은 그런 직원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 바로 옆에서 지시하고 이끌어주어야 하는 역할을 맡은 후배가 내게 얼마전부터 하.. 2020. 12. 4.